오늘은 자작 채비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필자는 생미끼 선상낚시 채비는 기성품을 사용하지 않고 자작 채비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작 채비를 사용하는 이유는?
기성 채비는 기둥줄이 너무 두껍기도 하고 기타 소품들이 커서 조류를 많이 타는 편입니다. 또한 채비 밸런스를 맞추려면 합사 원줄이 두꺼워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본인 입맛에 맞는 채비는 기성채비에 없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자작을 하게 되는 것이고요. 바다낚시 자작 채비 준비물과 만드는 방법, 고려사항 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상낚시 자작 채비 만들기 준비물
자작 채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장과 몇가지 채비소품이 필요합니다.
1. 슬리브 압착기
자작 채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연장이 있습니다. 바로 슬리브 압착기 입니다. 물론 펜치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만 손의 피로도가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펜치로 자작을 해보다가 슬리브 압착기를 쓰게되면 체감이 신세계일 것입니다. 채비를 자작해서 사용할 것이라면 하나 장만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슬리브 압착기를 자세히 보면 압착이 되는 부위에 슬리브의 규격에 맞는 홈이 있습니다. 사용하고자 하는 슬리브의 홋수에 맞는 홈에 놓고 압착해주면 됩니다.
2. 기둥줄
기둥줄은 경심줄 12호를 선택했습니다. 8호 바늘 목줄을 사용하기 위해서 입니다. 인장 강도가 13.5kg로 원줄로 사용할 합사 2.5호(20.4kg) 보다는 약하고 8호 바늘 목줄(9kg) 보다는 강합니다.
수 년 동안 채비를 여러번 자작해서 많은 테스트를 해보았는데요. 8호 미만의 바늘 목줄을 사용하게 되면 라인에 퍼머도 잘 생기고, 기둥줄을 감기도하고 트러블이 심한 편이었습니다. 기둥줄 10호 자체는 괜찮은 편이었으나 바늘 목줄은 8호를 사용하는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8호 목줄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싶어 기둥줄도 12호로 홋수를 올렸습니다.
3. 외슬리브
외슬리브는 내경이 다른 두 종류가 필요합니다. 먼저 채비의 최상단과 최하단에 압착해주는 슬리브는 기둥줄에 두번 통과시키는 것이기에 기둥줄 12호에 맞춰서 두가닥 통과가 되는 1.2파이를 준비했습니다.
맨도래를 고정하는 구슬 위 아래에 하나씩 찝어주는 외슬리브는 기둥줄을 한번만 통과 시키므로 더 작은 구경의 슬리브가 필요합니다. 0.8~1파이 외슬리브를 찝어주면 됩니다. 찝어주고나서 움직이지 않는지 확인을 꼭 해줍니다. 또 하나 주의사항은 구슬의 내경이 너무 크면 슬리브를 통과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으니 꼭 확인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경심줄을 구매할 때 제원을 보면 보통 홋수별로 한가닥 통과, 두가닥 통과 슬리브의 규격이 매칭되어 있습니다.
4. 롤링스위벨
롤링스위벨은 5호를 사용하였습니다. 채비의 가장 상단에서 합사 원줄과 채비를 연결시켜 주는 도래입니다. 채비 밸런스를 고려하여 아래에 들어갈 도래보다 인장 강도가 강한 홋수를 선택하였습니다.
5. 구슬
슬리브 안쪽에 맨도래를 잡아주기 위해서 위, 아래로 2개의 구슬을 넣어주었습니다. 맨도래가 회전을 잘하도록 약간의 갭을 주고 구슬을 조여주고 슬리브 또한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압착해줍니다. 구슬은 4mm나 5mm 중에서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6. 맨도래
맨도래는 8호를 사용하였습니다. 바늘 목줄을 체결하게 되는 도래입니다. 기능성이 더 좋은 도래도 있지만 저렴한 맨도래를 사용하였습니다.
7. 핀도래
핀도래는 채비의 맨아래 봉돌을 체결하기 위해서 사용하는데 봉돌을 버림 스타일로 사용할 것이기에 일부러 약하게 10호를 사용하였습니다.
자작 채비 만드는 방법
자작 채비를 만드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채비 전체의 길이를 정하고 기둥줄을 잘라줍니다. 1단 채비이므로 낚시대 길이보다는 짧고, 봉돌 단차 20cm를 감안하고 바늘 목줄 길이가 길게 쓸 때 80cm로 가정하면 최소한 1미터는 되어야합니다. 기둥줄을 1미터 20cm 정도로 잘랐습니다. 맨도래부터 채비 상단의 롤링스위벨 까지의 길이가 목줄보다 짧으면 목줄이 올라타거나 라인트러블이 생길수 있으므로 바늘 목줄보다 길게 해줍니다.
기둥줄 한 쪽 끝에 외슬리브를 먼저 끼우고 핀도래를 연결하고 다시 외슬리브에 통과시켜줍니다. 슬리브를 압착해줍니다. 자투리 라인을 잘라줍니다.
봉돌과 바늘목줄을 묶을 맨도래의 단차를 정하고(20~30cm) 정한 단차만큼의 높이에 외슬리브를 하나 찝어 줍니다. 구슬을 한번 통과시키고 다시 통과시켜 줍니다.
맨도래를 끼워줍니다. 위쪽에 구슬하나를 다시 끼워주고 앞에 했던 방식과 동일하게 구슬을 고정시켜주는데 여기서 맨도래가 회전이 잘되도록 두 구슬과 맨도래의 간격을 조정해줍니다. 구슬 위쪽에 슬리브를 하나 찝어줍니다.
남은 기둥줄의 끝에 외슬리브를 하나 끼워주고 롤링스위벨을 연결하고 외슬리브에 다시 통과시켜줍니다. 여기에서 마지막으로 길이를 조정하고 완료가 되었으면 슬리브를 압착해줍니다. 자투리 라인을 잘라줍니다. 기둥줄(본선) 12호 생미끼 외수질 채비가 완성 되었습니다.
완성된 채비는 채비집에 잘 보관하여 줍니다.
자작 채비를 만들 때 고려사항
채비 밸런스
먼저 전체적인 채비 밸런스를 고려해야합니다. 합사 원줄과 자작채비, 바늘 목줄의 인장강도 밸런스가 중요합니다. 원줄이 가장 강해야하고 기둥줄, 바늘목줄 순으로 세팅하면 되고 이에 맞게 도래의 강도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채비 밸런스를 잘 맞췄다해서 무조건 목줄쪽에서 터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확률이 높아질 뿐입니다.
맨도래의 회전
바늘 목줄을 연결하는 맨도래가 회전이 잘 되지 않는다면 라인 트러블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맨도래의 회전상태를 확인하고 구슬과 슬리브를 조여줘야 합니다.
채비가 예민할 필요까지는 없다
필자의 스타일에 맞는 채비를 만들겠노라고 채비 자작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기둥줄이든 바늘 목줄이든 무조건 얇은 것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나 라인 트러블도 심하고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생미끼 선상낚시에서 채비가 물고기가 있는 곳을 잘 지나 오는 것이 중요하지 굳이 예민한 채비까지는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기성채비 보다는 얇아서 물을 덜 타되 라인 트러블을 피하고 대어를 상대할 적정 강도까지 확보하는 정도에서 타협하는 것이 좋다 생각합니다.
꼬임 방지용 스프링 십자구슬 자작 채비
가지줄(바늘 목줄)을 길게 사용하는 장르의 낚시를 하다보면 가장 고민이 많고 스트레스인 것이 라인트러블 문제입니다. 가지줄이 기둥 목줄을 감으며 꼬임 때문에 자주 갈아줘야만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곤 합니다. 필자도 이런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가지줄에 찌멈춤고무를 끼우기도 하고 맨도래를 꼬임방지 기능이 있는 조금 더 비싼 도래로 자작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자작을 해서 현재 테스트 중인 자작 채비는 스프링 십자구슬 채비입니다. 이미 많은 조사님들이 사용하고 있고 시중에 판매중이기도 합니다만 기성채비는 기둥 목줄의 홋수나 길이가 역시나 또 마음에 들지않아 스프링 십자구슬만을 구매해서 자작을 하였습니다.
위 사진의 채비는 필자의 다른 외수질 채비인데 맨도래를 스프링 십자구슬로 대체한 채비입니다. 맨도래를 사용할 경우 신경을 쓴다하더라도 매듭부위에서 라인의 꺽임이 발생하고 그것이 라인 트러블로 이어지는데요. 그것을 방지해보고자 자작한 채비입니다. 가지줄(바늘 목줄) 연결 방식은 스프링과 십자 구슬을 관통하여 뒷부분에 매듭을 크게지어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만 해도 매듭 부분이 빠져나오지는 않는데 뭔가 가지줄이 부자연스럽거나 십자구슬의 내경에 끼임이 발생한다면 구슬을 하나 넣고 매듭을 지으시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매듭하고 남은 자투리 부분은 잘 보이라고 자르지 않은 것이니 잘라 주시면 되겠습니다. 스프링 십자구슬은 보통 S,M,L 사이즈가 판매중인데 M사이즈는 외수질 및 우럭채비용이고 S사이즈로는 갑오징어 가지채비를 만들어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 사용후기는 아래에 링크를 해드리겠습니다.